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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세상

3분만에 알아보는 이상행동 및 정신장애의 판별기준

by 클라울 2023. 3. 25.


한눈에 읽히는 이상행동 및 정신장애의 판별기준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궁금해하시던 점 해소하고 가세요.

이상심리학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상심리학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이상심리학의 연구대상인 '이상행동' 또는 '정신장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이상행동'은 어떻게 정의되고 규정될 수 있는가? 한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상태를 '정상적' 또는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할 때, 그 판단근거는 무엇인가? 정상행동과 이상행동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구별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물음은 매우 근본적인 철학적 물음이며 학자들 마다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죠.
일반적으로 이상행동은 객관적인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개인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특성을 의미하며, 정신장애는 특정한 이상행동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상행동에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측면, 즉 인지, 정서, 동기, 행동, 생리의 측면에서 개인의 부적응을 초래하는 특성이 포함된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정의하는 기준은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다. 현재 모든 이상 행동과 정신장애를 포괄할 수 있는 일관된 정의나 기준은 없다. 그러나 현재 이상심리학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정상성과 이상성에 대한 기준은 크게 적응적 기능의 저하 및 손상,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 문화적 규범으로부터의 일탈, 통계적 규준의 일탈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Davison&Neale,2001).


1. 적응적 기능의 저하 및 손상

사회에서 적응을 못하면 겪는 현상-따돌림
사회, 직업적 생활에서 부적응으로 초래 될 수 있는 현상-따돌림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정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적응(adaptation)이다. 인간의 삶은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 하며 적응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적응과정은 개인과 환경의 양방향적인 상호작용으로서, 개인이 환경의 요구에 맞추어가는 순응과정(accommodation)과 개인의 요구에 맞도록 환경을 변화시켜 가는 동화과정(assimilation)으로 이루어진다. 현대인은 21세기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향해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적응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상행동은 개인의 적응을 저해하는 심리적 기능의 손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신체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어 원활한 적응에 지장을 초래할 때,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Wakefield,1992,1999). 예컨대,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 과도한 불안과 우울, 무책임하
거나 폭력적인 행동, 식욕과 성욕의 감퇴 등은 일상적 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직업적 생활에서 부적응을 초래하게 되므로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이상행동은 직업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고 대인관계의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개인의 적응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행동을 적응적 기능의 손상으로 판단하려는 관점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적응과 부적응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과연 어느 정도의 부적응상태를 초래하는 심리적 기능의 저하를 이상행동으로 보아야 하느냐는 문제점이 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적응과 부적응을 누가 무엇에 근거하여 평가하느냐는 점이다. 개인의 적응여부는 평가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평가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부적응이 어떤 심리적 기능의 손상에 의해 초래되었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직업적 업무수행이 매우 부진한 사람의 경우에 이러한 업무부진이 인지적 기능의 손상 때문인지, 동기의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정서적 불안 때문인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특정한 심리적 기능과 적응적 결과 간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적응적 기능의 저하와 손상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정신장애의 분류체계인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SM-5:AmericanPsychiatricAssociation,2013)에서는 여러 가지 심리적 증상들이 현저한 사회적, 직업적 부적응을 초래할 경우에 한하여 정신장애라고 판정하고 있다. 그리고 '현저한 부적응'에 대한 판단은 전문적 교육과 훈련을 받은 임상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2.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

불안한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자세.
불안함이 느껴지는 사람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판단하는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은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이다. 개인으로 하여금 현저한 고통과 불편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이상행동이라고 보는 것이다. 개인의 부적응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심하게 고통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나 특성은 이상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중에는 현저한 적응곤란뿐 아니라 주관적인 고통과 불편감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불안, 우울, 비애, 분노, 절망과 같은 심한 심리적 고통과 불편감은 개인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주관적 고통과 부적응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관적 고통은 부적응 상태에 의해 유발될 수도 있고 주관적 고통으로 인해 부적응 상태가 유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 고통과 부적응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외현적으로는 성공적인 직업활동이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보이는 사람도 그러한 적응과정에서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느끼거나 그러한 직업적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 심한 불안감을 지니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인 갈등이나 열등감으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에 몹시 괴로워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직업적 활동이나 대인관계를 무난하게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관적 고통의 기준으로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데에는 역시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심리적인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질병으로 고통받거나 사망하는 경우에 심리적 고통을 느끼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 비해서 현저하게 심한 주관적 고통을 경험할 때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고통의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둘째, 어느 정도 심한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을 초래할 경우에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점이 있다. 물론 개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느끼는 주관적인 고통이 중요한 기준이지만, 사람마다 고통을 느끼고 참고 표현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기준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매우 부적응적인 행동을 나타내면서도 전혀 주관적인 고통과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신이 '재림예수'라는 망상을 지니고 허황한 말과 행동을 하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 자신은 주관적인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기준으로 볼 때는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판단될 수 있다. 조증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의 경우에는 부적응적 행동을 나타내지만 자신은 주관적으로 매우 즐겁고 의기양양한 기분을 느낀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고통은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정신장애를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 불안, 공포, 분노, 절망등 심한 주관적 고통을 느낀다.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이러한 심리적 고통과 불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임상가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DSM-5에서도 여러 가지 심리적 증상들이 개인에게 현저한 주관적 고통을 초래할 때 정신장애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다.


3. 문화적 규범의 일탈

대중들과 대항하는 한명
대중들(문화적 규범 및 흐름)을 거스르는 한사람(소수의 사람들)


모든 사회에는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문화적 규범(culturalnorm)이 있다. 우리 사회에는 부모자녀관계, 친구관계, 이성관계, 학교생활, 직장생활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 장면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취해야 할 행동규범이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원만하게 적응하기 위해서 이러한 문화적 규범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적 규범에 어긋나거나 일탈된 행동을 나타낼 경우에 이상행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은 교사에게 존댓말을 해야 하는 문화적 규범을 지닌 사회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반말을 한다면 이는 이상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처음 만난 이성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포옹을 하거나 문란한 언행을 한다면 이러한 행동 역시 우리 사회의 규범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이상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화적 기준 역시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문화적 상대성의 문제이다. 문화적 규범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문화에 따라 다르다. 한 시대 또는 한문화에서 정상적인 행동이 다른 시대와 다른 문화에서는 이상행동으로 여겨질 수 도 있다. 따라서 문화적 기준은 필연적으로 시대와 문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둘째, 문화적 규범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를 적용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문화적 규범 중에는 기득권자 또는 사회적 강자의 이익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것들이 많다. 따라서 흔히 창조적이고 개혁적인 선구자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잘못된 규범을 비판하고 이에 저항하는 행동을 나타낸다. 과연 이러한 경우에도 문화적 규범이 개인행동의 정상성과 이상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문화적 규범의 준수는 사회적 적응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문화적 규범을 융통성 없이 따르는 것이 오히려 개인적 부적응을 초래하거나 개인적 고통을 야기할 수도 있다. 예컨대, 분노를 느끼는 상사에게 규범적인 존경행동을 나타내는 경우는 오히려 개인의 정서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잘못된 문화적 규범에 맹목적으로 순종하는 의존적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문화적 규범은 이상행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DSM-5에서는 다른 기준에 의해서 이상행동으로 평가되더라도 개인이 속한 문화나 집단에서 기대되고 용인되는 행동이라면 이상행동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특정한 문화나 종교집단에서 용인되는 비현실적 신념이나 기이한 종교체험은 이상행동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4. 통계적 규준의 일탈

정상분포를 나타내는 그래프
정상분포를 나타내는 그래프


인간의 어떤 특성을 측정하여 그 빈도분포를 그래프로 그리게 되면 종을 거꾸로 엎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의 정상분포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즉, 평균값에 해당되는 사람의 수는 많은 반면, 평균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통계적 속성에 따라서 평균으로부터 멀리 일탈된 특성을 나타낼 경우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 통계적 기준이다. 예컨대, 한 사람의 키가 다른 많은 사람들의 평균치보다 너무 작거나 너무 클 경우에 비정상적인 것으로 평가되어 '난쟁이' 또는 '거인'으로 간주된다. 이처럼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많은 사람의 평균적인 행동과 비교하여 매우 일탈되어 있을 때 이상행동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두세 번 손을 씻는 것은 흔히 있는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만일 어떤 사람이 수십 번 또는 수백 번 손을 씻는다면 이런 행동은 이상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통계적 기준에서는 평균과 표준편차라는 통계적 규준에 의해 정상성과 이상성을 평가한다. 즉, 평균으로부터 두 배의 표준편차 이상 일탈된 경우에 이상행동으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통계적 기준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지적장애이다. 지적장애는 지능검사의 결과에 의해서 판정되는데, 대부분의 지능검사는 평균이 100점이고 표준편차가 15점으로 되어 있다. 즉, IQ가 100인 사람은 같은 나이또래의 평균에 해당하는 지능을 지닌 사람이다. 반면, 평균 100으로부터 30점 이상 낮은 70점 미만의 IQ를 나타낼 경우에 지적장애로 판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적 기준은 이상행동을 판별하는 데에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 평균으로부터 일탈된 행동 중에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탈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IQ가 130 이상인 사람은 통계적 기준으로 보면 비정상적이지만 이들의 특성을 이상행동으로 볼 수는 없다. 둘째, 통계적인 기준을 적용하려면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여 그 평균과 표준편차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행동을 측정하여 이러한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흔히 평균으로부터 2 표준편차만큼 일탈된 경우를 이상행동과 정상행동의 경계선으로 삼고 있지만 이러한 통계적 기준은 전문가들이 세운 편의적 경계일 뿐 이론적이거나 경험적인 타당한 근거에 기초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기준은 심리검사를 통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측정할 수 있는 일부 심리적 특성의 경우에 한하여 이상행동의 판별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DSM-5에서는 정신지체와 학습장애를 비롯한 일부 정신장애의 경우에 이러한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여 진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상행동의 판별기준은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주장되었다. 이상행동의 주된 세 가지 특징으로 주관적 불편감, 행동의 기괴함, 비효율성을 제시하는 학자(Kazdin, 1980)도 있으며, 이상행동은 상식적 입장에서 정의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일곱 가지 기본적 특징으로 심리적 고통, 부적응, 비합리성과 불가해성, 통제력의 상실, 명백한 비관습성, 제삼자의 불 편감, 도덕적 규범의 위배를 제시한 학자도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규정하는 절대적인 단일한 기준은 없다. 모든 기준마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서 실제적으로는 여러 가지 기준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상행동을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정의방식은 '가족유사성의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원리는 한가족의 구성원이 각기 얼굴 생김새가 다르지만 얼굴특성의 일부를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한 가족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아들의 눈과 코는 아버지를 닮고 입과 귀는 어머니를 닮은 반면, 딸의 눈과 입은 아버지를 닮고 코와 귀는 어머니를 닮을 수 있다. 따라서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은 서로 얼굴 생김새가 다르지만 얼굴의 일부 특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 가족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앞에서 소개한 이상행동의 모든 기준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몇 가지 기준을 공통적으로 충족시킬 경우에 이상행동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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